오래 전부터 <바스통> 왁스 재킷을 여성용으로 만들어 소개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왁스 재킷에는 다른 옷으로 대체되기 어려운 고유한 멋짐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원단의 무게였습니다. 아무리 멋져도 옷이 무거우면 도무지 손이 가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번 시즌 무게 이슈를 해결한 필드 재킷을 <생활명품 애>에서 소개하게 됐습니다. 새로운 원단을 개발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는데요. 겉으로는 왁스 재킷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사실 이 원단은 코튼이 아닌 폴리와 나일론을 교차해 만든 원단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무게가 엄청 가볍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닙니다. 방수와 방풍 등 왁스 재킷의 장점들을 고스란히 물려 받았으니까요. 원단의 색상을 카키입니다. 여러 후보를 고민했지만 역시 오리지널리티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원단의 표면은 마치 스웨이드처럼 고급스럽지만 필드 재킷 디자인이 주는 묵직함 때문에 고유한 중성성이 묻어납니다. 카라는 브드러운 브라운 코듀로이로 택했어요. 가장 안정적이고 멋진 조합이죠. 바람이 거셀 땐 이탈리아산 베지터블 가죽으로 만든 '넥 비죠'를 착용하면 됩니다. 실용적인 디테일인데 심지어 멋지기까지 하죠. 탈부착이 되게끔 만들었는데 저라면 이 재킷의 '킥'으로 이 비죠를 사용할 것 같아요.(* 넥 비죠는 최종적으로 브라운 색상으로 변경됐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렇게 말이죠. 지퍼 맨 밑단엔 작은 가죽 조각이 덧대어져 있는데요. 지퍼를 채울 때 더 용이하도록 신경을 쓴 부분입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입다보면 뭔가 다른 한 끝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이런 작은 디테일이 모여 좋은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이 구분되기도 합니다. 가을 겨울에는 짙은 색상의 옷들이 많으니까요 어떤 차림에 입어도 잘 어울리는 옷이 될거예요. 상하의를 블랙으로 통일하면 무조건 정답이고요, 여성스러운 스커트나 원피스에 걸쳐도 의외의 멋이 느껴집니다. 저는 진작에 완성된 샘플을 입으며 제품의 매력을 만끽했고 어서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다만 원단의 양이 부족하여 조금 밖에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워요. 그간 생활명품애의 아우터를 즐겨입으셨던 분들이라면 분명 만족하실 거예요. 겉모습과 착용감이 너무도 다른, 반전이 있는 재킷입니다. 오피스 룩에 툭 걸쳐도 멋있고 가벼운 외출에 활용하기도 좋습니다. 가벼운 무게 때문에 매일 입고 싶은 필드 재킷이 되어줄 겁니다. 사이즈는 프리 사이즈 한 가지로 준비했습니다. 원단이 모자라 넉넉히 만들지는 못했어요. 필드 재킷의 매력을 느끼셨다면 조금 서두르시길 추천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