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코트의 계절을 기다리며 늦가을부터 이 코트를 입었습니다. 저에게는 무척 만족스러운 코트였고 어떤 제품인지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묻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번 겨울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발마칸 코트를 소개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저희는 베이비 알파카 코트를 소개했습니다. 매번 오픈과 동시에 품절이 됐고 너무 이른 품절에 다시 만들 수는 없냐는 아쉬운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확보했던 베이비 알파카 원단이 모두 소진됐고 그래서 올해는 다른 코트를 준비해야만 했습니다. 알파카 코트가 있는 고객에게 어떤 코트가 필요할지를 고민했고 매일 입을 수 있는 코트를 만들기로 했어요. 데일리로 입기 위해서는 튀는 색상을 피해야 했고 예상 가능한 블랙 색상도 원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택한 색상이 이 멋진 다크 네이비입니다. 무난한 네이비 아니고, 뻔한 네이비 아닙니다. 그레이, 퍼플, 블랙이 섞여 만들어낸 오묘한 네이비 원단을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원단의 밀도, 광택감, 농도까지 모두 치밀하게 계산해 바스통에서 직접 만든 원단이기에 가능했습니다. 밝은 빛에서 보면 은은하게 헤링본 무늬가 보이는데요. 이게 무척 아름답습니다. 그냥 네이비인 줄 알았는데 빛의 유무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죠. 다음은 코트의 형태인데요. 저희는 발마칸 디자인을 택했습니다. 발마칸 코트는 스코틀랜드 발마칸 지역에서 시작된 클래식 아우터로 래글런 슬리브라는 불리는 자연스러운 어깨선과 여유로운 실루엣이 특징입니다. A자로 떨어지는 라인이 우아하고요. 스탠드칼라를 세우면 무척 멋집니다. 이렇게 말이죠. 여기에 저희는 멋스러움을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바로 바람을 막아주는 기능과 디자인적 요소 가죽 플랩을 덧댄 겁니다. 이게 부담스럽다면 분실의 위험 없이 코트의 오른쪽 안감에 달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요소를 아주 좋아합니다. 버튼은 천연소재 버팔로 혼, 가죽은 이태리산 베지터블 레더를 사용했으니 어디 하나 빠짐없이 멋진 외투입니다. 이 코트를 입고 일본 여행을 다녀왔는데 종일 걷고 이동하는 피로한 일정이었음에도 무게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고요. 어느 옷에 입어도 됐기 때문에 코디가 수월했습니다. 말 그대로 최고의 데일리 코트인 것이죠. 이 옷의 가장 큰 매력은 물 흐르는 듯한 뒷모습이라 생각해요. 여유 있는 핏과 멋진 원단, 넉넉한 길이와 찰랑거림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형태입니다. 이 코트도 아마 오래오래 제 옷장 속에서 잘 관리될 듯 합니다. 여성의 코트 라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중성적인 느낌이라 유니크한 이 코트를 여러분에게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