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갑습니다. 먼저 ‘JE.F’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JE.F(제프)입니다. 브랜드 네임 JE.F는 프랑스어 Je fais의 약자이며 영어로는 I make와 동일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즉 ‘나’라는 주체가 무엇인가를 직접적으로 만든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크래프트(Craft)가 지니고 있는 공예적 가치와 천연 가죽이 간직하고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한국에서 런칭한 레더 크래프트 브랜드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Jef-store’를 필두로 컬렉션 소개와 브랜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일본으로 다양한 스몰 레더 굿즈 컬렉션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학창 시절에 미술을 전공 하셨던 걸로 압니다. 가방을 디자인 하는 데 미술을 했던 경험이 어떤 영향을 줬는지 궁금합니다. 서울 홍익대학교에서 파인 아트(Fine Art)를 전공하였으며 회화와 조소(Sculpture) 영역에 대한 작업을 중점적으로 다루어 왔습니다. 순수 미술의 매개체를 통하여 미에 대한 시각 훈련을 이루어왔으며 이것을 발판으로 삼아 오늘날 JE.F의 고유한 감각을 표현 할 수 있었습니다 JE.F가 만들고 있는 주요 오브제인 가방은 제프의 미적 기준들이 하나로 집결된 결과물입니다. -‘좋은 재료와 좋은 만듦새’가 중요한 기준이고 철학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생활명품 애’의 생각과도 맞닿아있고요. 가방을 만드는 데 있어 좋은 재료와 만듦새라는 건 어떤 의미이고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JE.F에게 있어 ‘좋은 재료와 좋은 만듦새’란 너무나도 당연한 가치 역할이기에 그 의미에 대하여 오히려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JE.F의 역질문은 과연 그러하다면 좋지 않은 재료와 좋지 않은 만듦새는 무엇이며 왜 그리하여야 합니까?입니다. 지극히 심플하게 정리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우리는 어렵게 풀어나가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답변을 추가한다면 좋은 재료와 좋은 만듦새는 ‘아름다운 오브제’를 완성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입니다. 재료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좋은 재료와 그렇지 않은 재료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자세’만 각자 다를 뿐입니다. JE.F는 이 기본적 요소에 대하여 변함없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재료 얘기를 더 해보겠습니다. 영국의 조셉 클래이튼 (Joseph Clayton) 미국의 호윈(Horween)과 같이 1백년 넘는 회사에서 만드는 최상의 가죽을 이용해 가방을 만들어 오셨는데요. 가죽 가격만 해도 워낙 고가니까요. 이윤의 관점에서 보자면 불리한 선택이었을 텐데 이를 고집해온 이유가 궁금합니다. 100년의 넘는 가죽 태너리 회사와 미팅 시 현장에서 듣게 되는 재미있는 표현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들 또한 자신들이 생산 및 유통하고 있는 가죽이 고가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JE.F가 바이어로써 고가의 재료 앞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에 대한 고민의 모습을 보이면 그들은 한 결처럼 이 가죽의 가격은 ‘굿 프라이스’(Good Price)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다시 말하면 단순히 비싼 가죽이 아닌 ‘좋은 가죽’이라는 점을 그들은 표명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이러한 표현이 결코 장사치의 발언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은 영국의 조셉 클래이튼은 무려 1840년에 설립된 회사이며 미국의 호윈은 1905년에 설립된 회사라는 점입니다. 두 회사의 역사를 더하면 약 300년이 넘는데 그들은 그 역사의 시간을 변함없이 좋은 가죽을 생산하기 위해 애써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윤의 관점에서는 다소 불리 할 수 있겠지만 매우 가치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 가방이란 게 실용적이기만 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아름다움 혹은 예술가의 파격만을 내세워도 환영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실용성과 예술성을 두루 지녀야 좋은 가방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는지 궁금합니다. 수많은 샘플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 과정 가운데 나타나게 되는 문제점들을 걷어내고 또 걷어내는 작업들을 반복적으로 이루어 나갑니다. 가방의 외형적 요소인 실루엣을 강조하다보면 실제 사용에 대한 불편함이 그 안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역시 반복적인 작업 과정을 거쳐 반드시 수정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JE.F는 하나의 가방 샘플을 완성하는데 있어 평균 4-5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매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는 JE.F의 완벽성에 대한 집착이라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반복적이며 지루한 싸움이 끝날 때쯤이면 마치 신기루처럼 눈앞에 그 실체가 아른거리기 시작합니다. 바로 그때가 진정한 아름다움이 완성되는 날입니다. - 국내보다는 오히려 해외에서 활발하게 브랜드를 전개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일본과 같이 탁월한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치열한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데요. 해외 시장을 더 선호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JE.F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매년 1월과 6월에 개최되는 피티 워모(Pitti Uomo)에 한국 레더 크래프트 브랜드로써 최초로 참가하였으며 이는 해외 마켓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피티 워모에 참가하여 많은 해외 브랜드의 대표, 바이어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들은 JE.F가 만들어 오고 있는 컬렉션들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표하며 JE.F가 어떠한 재료를 사용했는지-어떠한 가치들을 이루어 오고 있는지에 대하여 오히려 먼저 대화를 이끌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질문에는 브랜드의 수익성 또는 이윤적 요소들에 대한 부분들이 일체 없었습니다. 한국 마켓에서는 당연히 첫 질문-또는 의례적인 관문이 되어야 할 이야기들을 그들은 신기하리만치 전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JE.F는 이탈리아 로마의 편집샵과 일본 도쿄에 위치한 메인 백화점에 한국 레더 크래프트 브랜드로써는 최초로 수출을 진행하게 되었으며 피티 워모에서 주목받는 레더 크래프트 브랜드로 이탈리아 보그(Vogue) 매거진과 영국 모노클(Monocle) 매거진에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꿈과 같았던 이상들이 이탈리아와 일본에서는 실제적인 결과를 이루게 됨을 바라보며 해외 시장에 대한 비즈니스 영역을 현재도 점차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 이번에 ‘생활명품 애’와 함께 여성 가방을 디자인했습니다. 어떤 가방을 만들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너무나 명료합니다. 오로지 문.지.애 라는 한 인물만을 생각하며 그 인물에 대하여 어떠한 아름다움을 제시 할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하였습니다. 작년 2022년 11월에 ‘생활명품 애’의 협업 제안을 받고 이후로 150일이 넘는 시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문지애 아나운서를 위한 가방 컬렉션을 만들기 위해 많은 스케치와 샘플 작업을 거쳐 나갔습니다 - 원하시는 만큼의 결과는 나왔나요? 생활명품 애를 통하여 첫 선을 보이는 JE.F 컬렉션의 주제는 ‘Le Printemps'입니다. 프랑스어로 ‘봄’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는 단어인데 생활명품 애가 제시하는 이야기들을 하나로 함축해본다면 마치 봄에 찾아 온 ‘기분좋은 따스함’이란 감정이 전달되었습니다. JE.F는 그 따스한 감정을 구체화 시켜 금번 컬렉션에 힘껏 담아내었습니다. 생활명품 애는 단순히 물건 하나를 판매하는 장소가 아닌 문지애라는 한 인물에 대한 여러분들의 애정과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하여 귀를 기울임으로써 마음의 위로를 얻는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JE.F는 한 사람을 위한 가방 컬렉션을 정성으로 완성하였고 이제는 문지애 아나운서와 생활명품 애를 아끼고 애정하는 분들에게까지도 이러한 정성이 전달되어 함께 아름다움을 공유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민감하지 못하면 우아해 질 수 없고 우아하지 못하면 아름다워 질 수도 없다”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곁에서 지켜본 바로는 제가 만나본 분 중 가장 민감하신 것 같은데요(웃음) 평생에 걸쳐 ‘아름다움의 구현’ 에 천착한다는 느낌까지 받습니다. 제프에게 아름다움이란 어떤 의미인지요? 가방이란 카테고리를 구체적으로 완성하기까지는 브랜드의 높은 기술력과 디자이너의 감각적인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하기에 모든 영역에서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바로 가방을 제작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가방 하나를 완벽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음으로 인하여 ‘명품’이라는 타이틀을 이루어 낼 수 있으니 제프 역시 모든 상황에 대한 민감도의 수치를 높여가야 함은 당연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가방이란 오브제는 매우 독립적인 존재입니다. 어떠한 공간 안에서는 마치 하나의 조각품처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어떠한 사람의 손길 안에서는 그 사람의 일상적 이야기와 삶의 정체성을 고요히 전달하기도 합니다. 그러하기에 아름다움으로 시작하여 아름다움으로 남아있어야 합니다. 또한 그 아름다움은 잠시면 사라지는 가벼움이 아닌 오랜 시간동안 곁에서 머무를 수 있는 아름다움이어야합니다. 이러한 JE.F의 가치추구가 여러분의 삶의 여정과 아름답게 동행하길 고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