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대로 만든 트렌치코트를 입은 건 2012년 4월이었습니다. 어떻게 10년도 지난 일을 기억하냐고요?이 트렌치코트는 엄마가 결혼을 앞둔 저에게 준 생일선물이었거든요. 무릎 위를 덮는 버버리의 더블 브레스트 트렌치코트. 신혼여행에서도 저는 이 옷을 입고 있었네요. 몸에 착 붙어 라인이 살아있고 어깨와 소매의 화려한 장식이 눈에 띄는 옷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래 전 버버리와 함께 한 화보 촬영에서도 저는 화려한 트렌치코트를 택했습니다. 그 당시 저의 취향은 아마도 화려함이었나 봅니다. 저는 트렌치코트를 사랑합니다. 이 옷을 입고 싶어 가을을 기다린다면 믿겨질까요?그러니 생활명품애에서 트렌치를 준비하며 얼마나 설렜는지 모릅니다. 게다가 생활명품애의 옷을 만들어 주는 바스통은 최고의 트렌치를 위해 자체적으로 원단까지 개발하는 열정을 보여주는 브랜드니까요. 이번에 선보이는 트렌치코트의 지향점은 확실했습니다. "최대한 가볍고, 심플하게" 때문에 과도한 선들을 배제하고 불필요한 디테일을 없앴습니다. 제 옷장 속에 있는 트렌치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이유가 과도한 디테일 때문이란 걸 알았기 때문이죠. 저희는 매주 카라의 크기와 각도를 밀리미터 단위로 수정하는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절제하고 덜어내 평생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완성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바스통은 완벽한 트렌치를 위해 개버딘 원단까지 개발했습니다. 시장에 나와있는 기존 원단에서 뭔가 부족함을 느낀 것이죠. 새로 만든 원단은 기본적인 생활방수가 가능하고 은은한 광택감이 돋보입니다. 찰랑거리는 드레이프도 시선을 사로잡네요. 굵고 깊은 트윌 조직으로 인해 주름이 적게 가는 것도 강점입니다. 흐트러짐 없이 트렌치의 멋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아래로 흐를 수록 넓어지는 A라인입니다. 옷태는 우아하고 활동은 수월하지요. 버튼은 버팔로 혼 으로 최소화된 장식에 존재감과 내구성을 부여합니다. 얼마 전 바스통 도산 쇼룸에서 진행된 프리뷰 행사에서도 트렌치코트는 호평을 받았고 많은 구매로 이어졌습니다. 잘 만든 트렌치코트입니다. 이 옷을 입는 여러분의 가을이 조금 더 행복해지길 기대해봅니다. TRENCH COAT Open: 9/13 (Wed) 21:00Color: 베이지 / 카키Price: 472,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