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에서 내려온 지는 오래입니다. 직업상 지금도 필요한 일터에서는 8센티가량의 높은 구두에 올라서지만 그날은 발목과 허리가 아파 고생을 좀 해요.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제 선택은 늘 운동화 또는 플랫슈즈예요. 발의 피로에 예민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운동화라고 다 편하기만 한 건 아니에요. 플랫슈즈도 마찬가지죠. 제게 플랫슈즈에서 중요시 여기는 건 착화감과 2-3cm의 적당한 굽, 그리고 디자인입니다. 이 플랫슈즈의 가장 큰 장점은 착화감입니다. 우선 쿠션을 일반 구두보다 3배 정도 넓은 걸 사용했어요. 인솔 안으로는 천연 소재 라텍스 8mm 쿠션으로 발의 충격을 완화하도록 했고요. 그러니 많이 걸어도 발이 아프거나 피로감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디자인인데요. 앞코의 디자인을 유심히 봐주세요. 자연스럽게 흐르는 곡선과 긴 앞코가 불완전한 발의 생김새를 우아하게 만들어 줍니다. 신발 형태를 예쁘게 잡아주는 보형물도 없습니다. 이유는 하나예요, 발이 편하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심플한 디자인의 차이가 모던하면서도 한국적입니다. 소재는 양가죽을 사용했고요. 통기성이 좋은 피그 레더로 안감을 대었어요. 아시다시피 양가죽은 부드럽고 신축성이 있어 신을수록 자연스럽게 걸음걸이에 따른 주름이 생깁니다. 모공이 작고 정말 부드러워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냅니다. 이 멋진 신발을 제작한 'Mui'는 개인의 오더를 받아 약 3주 동안 주문자를 위한 수제화를 만드는 브랜드예요. 이곳의 수제화를 신어본 후 제가 직접 연락을 취해 <생활명품 애>를 위한 플랫슈즈를 만들어달라 요청했죠. 앞으로도 사려 깊게 신발과 가방을 만들어가는 Mui 와 함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도록 할게요. <생활명품 애>에서 신발을 판매할 날이 있을까 싶었어요. 사람의 얼굴처럼 제각각 다른 발 모양을 가진 각기 다른 사람들이 특정한 신발 하나에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 플랫슈즈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가 지금까지 신어본 플랫슈즈 중 가장 편안하고 포멀하기 때문에 저희 <생활명품 애>를 믿어주는 고객분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