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본격적으로 운동의 필요성을 느낀 건 제주 살이를 하면서입니다.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으니 유명한 숲을 찾아 걷는 게 하루의 중요한 일과였거든요. 작년부터는 필라테스를 시작했습니다. 늘 어깨가 아팠고 군살 역시 불기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마흔이 되니 이른바 '아줌마 살'이 어김없이 찾아오더군요. 필라테스는 저와 잘 맞았습니다. 적절한 긴장과 이완이 좋았고 이를 통해 제가 느끼는 몸의 통증과 바른 자세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습니다. 당연하게도, 운동을 하니 운동복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모두가 좋아하실 그 브랜드의 운동복을 즐겨 입었는데요. 피부에 닿는 촉감, 탄력성, 착용감 등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 가격이 부담스러웠죠. 여러 장을 사서 매일 갈아입기에는 망설여졌고요. 그렇다고 다른 상품을 입으면 확실히 무언가 부족해 아쉬웠어요. <생활명품 애> 운동복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늘 입던 옷만큼의 품질을 충족시키고 싶었고 그러면서 가격은 더 합리적으로 제안하고 싶었어요. 저는 모두가 알만한 국내와 해외 브랜드의 운동복을 오랜 시간 만들어온 <어바웃 타임>의 대표님을 찾아갔습니다. 이곳의 기술력을 빌려 저희의 옷을 구상하기 시작했고 수차례 수정을 거치며 완성도는 점차 높아졌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렇게 완성한 옷은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제일 신경 쓴 건 촉감, 그리고 편안한 착용감이었습니다. 당연히 옷의 소재가 중요하죠. 저희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리사이클 나일론'을 활용해 극강의 부드러움과 터치감을 구현했습니다. 리사이클 원단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GRS (Global Recycled Standard)라는 대표적인 인증을 획득한 원단만을 사용했습니다. 가격이 무척 높지만, 최고의 운동복 브랜드에서도 사용할 만큼 품질이 탁월합니다. 당연히 신축성과 복원력 또한 우수하고요. 바지 핏은 무릎 밑으로 점차 넓어지는 부츠컷이에요. 하반신 쫄쫄이는 나이 든 우리에겐 조금 무리입니다. 입는 사람도 불편, 보는 사람도 불편하죠. 또 하이웨스트를 적용해 배 윗부분까지 커버해 주는데요. 군살을 잡아주지만 숨 막히지 않은 편안함이 정말 좋았어요. 운동할 때는 물론이고 편안한 일상에서도 자주 입게 되는 아이템이 될 거예요. 장을 볼 때, 등원 하원 때, 가벼운 출근 룩으로도 손색이 없어요. 버터처럼 부드럽고 편안합니다. 가장 고민 많았던 건 브라탑이에요. 저 역시 필라테스를 하기 전에는 브라탑을 입지 않았어요. 부담스럽고 좀 민망하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브라탑을 입고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확실히 알아요. 내 몸을 보면서 운동을 해야 근육의 긴장도와 움직을 제대로 알 수 있거든요. 브라탑은 야시시 하지 않도록 신경썼어요. 그래야 민망함 없이 자주 당당하게 입을 수 있을 테니까요. 일반 브라탑의 길이가 부담스러운 유교걸들을 위해 배꼽선으로 길이를 뺐고요. 하단은 와이드 밴딩 처리해 뱃살을 커버합니다. 패드는 사이드씸 안쪽 홀을 통해 탈부착이 가능합니다. 아무리 유교 걸이어도 한 끗의 포인트는 필요하지 않겠어요? 자칫 메리야스가 되지 않도록 스트랩 부분에 언밸런스한 컷아웃 디테일을 넣어 여성미를 더했습니다. 모든 원단은 유럽 섬유 친환경 인증 마크인 '오코텍스'의 인증을 받았습니다. 원료, 편직, 염색 등 모든 과정에서 해당 섬유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걸 인증해 주니까요. 마음 편히 매일매일 입으셔도 좋습니다. 샘플이 나오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물었는데, 칭찬에 인색한 사람도, 까다로운 지인도 모두 극찬을 했습니다. 저도 요즘 교복처럼 매일 입어요. 운동할 때도 입고, 아이를 데리러 갈 때도 셔츠 한 장을 걸쳐 입고, 저녁 산책을 나갈 때도 입습니다. 운동을 하겠다 마음은 늘 먹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럴 때 예쁜 운동복을 먼저 사고 각오를 다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희 <생활명품 애> 운동복은 분명, 그럴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