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넘은 저는 극심하게 예민하고 건조한 피부의 소유자가 됐습니다. 상상도 못했던 상황에 저는 시중에 있는 순한 크림이란 순한 크림은 모두 써봤습니다. 순한 크림은 많았지만 특징은 정말로 제각각이었습니다. 정리를 해보자면...1. A 크림은 바르기만하면 잠잠했던 트러블이 자극됐고요. 2. B 크림은 특유의 미끄덩거림이 답답해 세안을 다시 하게 만들었어요. 3. C 크림은 뻑뻑한 발림성이 불편했고요. 4. D크림은 메이크업과의 궁합이 좋지 않았습니다. 5. E 크림은 특유의 연고향이 싫었고요.6. F크림은 눈시림이 있었어요.7. G 크림은 피부에 편안함을 준 유일한 제품이었지만 건조했습니다. 완벽하게 성에 차질 않았어요. 결국 저는 피부 예민이를 위한 단 하나의 크림을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첫번째 관문은 크림을 만들어줄 회사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작은 화장품 전성시대라는 말이 있을 만큼 정말 다양한 규모의 제조사가 있더군요. 그러나 저는 확고했어요. 피부에 직접 바르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원했던 곳이 아니면 차라리 만들지 않겠다고요. 화장품 업계에는 3대 제조사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많은 화장품이 여기서 만들어졌지요. 하지만 이처럼 큰 제조업체와의 협업이 쉽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도 들려왔습니다. 저는 <생활명품 애> 브랜드의 이미지와, 매출, 성장성 등을 잘 정리하며 제조사와의 미팅을 준비했습니다. 저희는 3대 제조사 중 두 곳과 미팅을 진행했고, 결국 코스맥스와의 협업이 결정됐습니다. 코스맥스는 <생활명품 애>가 쌓아온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와 3,40대 여성이라는 확고한 타겟층을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저희는 미팅을 통해 만들고자 하는 크림의 얼개를 잡아갔습니다. 사실 저의 요구는 이미 명확했습니다. "순한 크림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순한 크림은 무언가 조금씩 부족했다. 어떤 크림은 덜 순했고, 어떤 크림은 순하기만 했다. 순하면서도 기능성을 충족시키는 크림을 만들고 싶다." 이를 바탕으로 코스맥스와 저희는 반드시 포함시킬 것들을 정리해 갔습니다. 1. 피부 장벽 개선에 도움이 돼야한다.2. 피부 탄력에 도움이 돼야 한다.3. 충분한 수분감과 적정한 영양감이 중요하다.4. 눈시림은 없어야 한다.5. 원료 특유의 향을 없애는 매력적인 향이 필요하다. 이 5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코스맥스 연구원들과 샘플링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워낙에 민감하고 자극에 약한 피부타입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한 상태에서 시작한 작업이었습니다. 코스맥스에서는 마음에 들 때까지 수십번 수백번 수정을 거듭해야 한다고 말해줬어요. 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고요. 그렇게 생활명품애의 크림은 긴 시간 더하고, 덜어내고의 과정을 이어갔습니다. 세상에 빨리나오는 건 중요하지 않았어요. <생활명품 애>의 주 고객층인 3,40대 피부 예민이들을 위한, 단 하나의 크림이 완성도 있게 만드는 것만이 중요했습니다.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