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드릴 옷은 M65 필드재킷입니다. 저는 남편의 M65 재킷을 보고 이 옷에 대해 알게 됐어요. 미군들이 입던 빈티지 제품이며 잘 차려 입은 정장 위에 입으면 멋지다고 얘기하더군요. 그런가 보다 별 관심이 없었는데 바스통에서 만든 M65를 보고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오... 탐나는데. 여성복으로 만들면 멋지겠다." M65는 미군이 베트남 전쟁에서 입었던 군복의 한 종류입니다. 요즘은 패셔니스타들이 즐겨 활용하는 아이템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무리 멋지다 해도 몇 십년 전 미군들이 입던 군복을 그대로 입을 수는 없잖아요. 우리의 체형에 맞게 또 시대에 어울리게 변형이 필요했습니다. 일단 현대적으로 디자인을 매만지기로 했습니다. 포멀한 자리에서 입어도 무리가 없기를 바랐으니까요. 전체적인 비율을 조정했고 주머니의 위치와 모양 등을 여성의 몸에 맞게 조정했습니다. 카라 안에는 모자가 있습니다. M65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린 건데요. 모자를 꺼내 쓸 일이 많지 않다는 건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 카라가 단단해지고 목 뒤를 지지해 주는 안정감이 좋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지퍼는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2way 방식을 적용했고요. 내부의 끈을 통해 허리 조임 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종합하자면, 현대의 감각에 맞게 살린 건 더 아름답게 살리고,버릴 건 과감하게 버렸습니다. 원단 선택도 고민이었습니다. 아무리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하다 해도 군복보다는 우아한 색감이 필요했거든요. 저희의 선택은 베이지색 백사틴 원단이었습니다. 백사틴은 원단의 안쪽을 바깥으로 빼 겉면으로 사용한 원단입니다. 주로 워크웨어을 만들 때 쓰이는 소재인데요. 오염이 적고 내구성이 우수해 오래 입어도 헤짐이나 변형이 적습니다. 오랜 시간 우리 몸을 보호해 줄 외투로 적합하지요. 원단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규칙적인 가로결이 반복적으로 드러나면서 오묘한 음영 차이를 만들어 내는데요. 이 느낌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옷이 몸에 착 감겨서 그런지 무게감은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기분 좋은 긴장감 정도만 선사해 준달까요. 그래서인지 저는 이 옷을 참 자주 입습니다. 아이 운동회, 장 보러 갈 때, 등하원 라이딩, 아주 포멀하지 않은 저녁 자리까지. 자주, 또 쉽게, 손이 가는 외투입니다. 이 재킷은 니트와의 궁합이 좋습니다. 캐시미어 목폴라와도 상성이 좋고요. 잘 차려입은 뒤 무심히 걸친 M65는 패셔니스타들이 자주 활용하는 코디법이기도 합니다. 세탁은 집에 있는 세탁기를 사용하셔도 좋지만 미온수 세탁을 더 추천드립니다. 일 년에 한 번쯤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면 더 좋습니다. M65 재킷은 많이 꾸미지 않고 입어도 묘하게 시크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또 한여름과 한겨울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활용이 가능합니다. 무심하게 툭 걸쳐 입을 세련된 외투를 찾으셨다면 저희가 만든 M65 재킷을 추천드립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