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영국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이가 축구 경기를 보러 가면 저는 홀로 리버티 백화점에 들러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요. 1백 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백화점은 고풍스러웠고, 우아하고 아름다웠던 리버티 원단은 제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과장 좀 보태자면 리버티 백화점은 리버티 원단으로 이뤄진 거대한 전시장 같았습니다. <생활명품 애>에서 리버티 프로젝트를 구상한 건 1년 전이었습니다. 저희는 이 아름다운 리버티 원단으로 멋진 옷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리버티 원단으로 어떤 디자인의 옷을 만들지에 대한 논의는 치열했습니다. 리버티 원단 패턴은 어마어마한 종류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하나같이 아름답습니다. 저희는 긴 논의 끝에 두 가지 원단을 택했고 이에 부합하는 디자인의 옷을 구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애썼습니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가격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리버티 원단은 국내 시장에서 무척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더군요. 거기에 균열을 내보고 싶었습니다. 저희는 리버티 원단을 미리 확보해 놓고 임가공비가 가장 적게 나오는 비수기를 기다렸습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옷을 만드는 이른바 '시즌'이 있는데, 그 시기를 비껴가면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생산이 가능했습니다. 그렇게 1년 넘게 준비한 끝에 올해 여름, 예정대로 여러분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희가 선택한 첫 번째 원단입니다. 리버티 원단 특유의 화려한 무늬가 돋보이되 패턴이 작아 부담이 덜해 단번에 마음에 들었어요. 네이비 바탕이 화려함을 중화시키고 잔잔한 장미꽃 무늬가 여성스럽고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저희는 이 원단으로 점프 슈트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바로 이런 느낌이요. 저는 점푸슈트를 정말 좋아합니다. 이만큼 패셔너블한 무드를 주는 옷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인데요. 상하의가 이어지는 옷의 디자인 때문에 더 날씬하고 길어 보입니다. 어떤 슈즈를 신느냐에 따라 옷의 무드는 클래식과 캐주얼을 넘나듭니다. 그리고 편합니다. 지난 여름 샘플을 완성해 정말이지 자주 입었는데요. 옷에 몸을 넣는 순간 경험해 보지 못한 촉감을 느껴보게 됩니다. 특히 저희가 택한 리버티 냉감 원단(Cooling Fabric)은 특수한 섬유 직조 방식을 통해 피부에 닿았을 때 시원한 느낌이 전달됩니다. 우리나라처럼 습한 기후에 적합한 기능이지요. 또 세탁 후 빠르게 건조되어 관리가 편하고 복원력이 강해 옷을 입은 뒤에도 주름 걱정이 없습니다. 지금부터 초가을까지 매일 같이 활용하기 좋은 옷이란 얘기입니다. 점프 슈트의 단점을 꼽자면 입고 벗기의 불편함이겠죠. 저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입고 벗기 조금은 더 쉽도록 앞면은 단추로, 뒷면은 지퍼로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화장실을 이용할 때의 불편은 필연적입니다. 그러나 점프슈트는 그걸 감안하고 입을 만큼 아름다운 옷입니다. 어떤가요? 잔잔하게 반복되는 장미꽃의 패턴이 유니크하면서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해 줍니다. 가격은 혁신적입니다. 리버티 원단으로 만들어진 상품들 중에 찾아보기 어려운 가격일 겁니다. 저희의 상품 제작에 그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주는 바스통의 관리와 도움이 정말 컸습니다. 이 옷을 입어본 제 느낌은 천국을 맛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여름철 누리는 호사가 되기에 충분한 옷입니다. <생활명품 애>를 믿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라면 이번 시즌 이 옷만큼은 꼭 구매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그런 점프 슈트입니다.